신사동] 대가방-과대평가는 누구의 책임?

책을 진지하게 읽고 싶다면 혼자 읽을 것이고, 음악을 진지하게 듣고 싶다면 혼자 들을 것이며, 또한 영화를 진지하게 보고 싶다면 혼자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을 진지하게 먹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음식 먹고 글 쓰는 것이 직업이 아닌 사람이지만, 단지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음식을 먹게 되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되면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주 목적이 되고, 음식은 조연으로 밀려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 하지 않고는 지극한 개인의 자유이지만, 단,  그런 자리에서 먹은 음식을 가지고 그 음식에 대해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사 표현을 하려 든다면 그 결과가 과연 그런 전달 욕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것이 될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다시 영화나 음악 얘기를 하자면, 친구네 집에서 웃고 즐기고 술마시면서, 놀기 위해서 본 영화를 가지고 ‘와 그 영화 친구들이랑 같이 술 마시면 봤는데, 그럴 때에는 볼만 하데’ 이상으로 진지한 의견을 내놓는다는 것은 정확하게 그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 않냐는 얘기다.

왜 음식먹은 얘기를 꺼내기 전에 이렇게 구구절절이 사설을 늘어놓느냐면, 소위 말하는 ‘맛집 블로거’ 라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글과 사진을 올린 것을 보면 대부분이 무슨 모임 같은 곳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가서 먹은 자리인 듯한 분위기가 대부분인 것 같은데, 이럴 경우 여러 명이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어서 보다 여러가지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정말 그런 자리에서 먹은 음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유발할 수도 있는 의사를 집어넣는 정보를 생산해낸다면 과연 그 정보를 얼마만큼의 신빙성을 가지고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인이 아니고 무리라면 아무래도 그 존재감을 음식점 측에서도 훨씬 크게 느낄 것이며, 그들 가운데 한 두 사람이 거한 렌즈를 단 카메라라도 손에 쥐고 있다면 요즘처럼 블로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음식점 주인 역시 혹시 모르니 평소보다 음식을 잘 내야 되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사람이니까. 그래서 나온 음식이 그 식당에 평소에 찾아오는, 단골 아닌 개인 손님을 위한 음식보다 낫다면, 그 음식점은 과연 잘 하는 음식점일까? 아니면, 그렇게 해서 먹은 음식이 맛이 있다고 이름 옆에 별까지 달아서 추천한다는 글을 올린다면, 과연 그건 얼마나 믿을만한 정보일까?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찬사를 그렇게 믿지 않는 가운데, 꼭 한 번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고 싶은 중국집이 있었으니 그건 신사동의 대가방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름 옆에 별까지 달아 추천한다는 글을 보고 대체 어떻길래 그런지,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물론 있었지만, 먹기도 전에 강남의 길거리에서 보았던 두 군데의 분점 역시 그런 욕구를 철저히 부추겼다. 지금은 그 실체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10여년쯤 전, 지금은 또 이름이 바뀐, 양진석이 디자인한 건물의 고기집인 ‘마나’ 옆에 ‘현경’ 이라는 중국집이 있었다. 그때 당시 이름이 막 알려졌는지, 아니면 그 전에도 알려졌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쟁반짜장이며 짬뽕을 잘 한다고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찾아갔던 집이었다. 갈수록 인기가 많아지자 사람들은 음식점측에서 주최할 수 없을만큼 넘쳐났는데, 음식의 질은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서비스는 그야말로 곧 개판으로 변해서, 30분도 넘게 기다려서는 밥을 먹는데 그 미어터지는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내가 앉아있는 식탁 옆에 바로 서서는, 음식 접시 옆에 닦은 단무지 접시를 두고 물기를 털어내는 것을 느끼고는 바로 발을 끊었다. 그 뒤로 이 집은 프랜차이즈가 되었는데 물론 관심은 없어졌고, 진짜 사장이 하는 집이 아직도 있는지만 궁금할 뿐이다. 말이 길었는데, 이름 내줘서 분점 내는 집치고 맛이 그대로일 가능성이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었다.

어쨌든, 대체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 집이라니 맛이 어떨까 싶어 하루 전에 예약까지 해서는 수요일 저녁에 찾아갔다. 사실은 그 전에 해야할 일이 너무 일찍 끝나는 바람에 예약한 시간보다 40분인가 먼저 찾아갔더니, 난색을 표해서 밖에서 시간을 조금 더 때워야했다. 물론 이것은 나의 잘못이고… 그러나 진짜 예약시간을 10분인가 남겨두고 전화가 와서, 생각보다는 빨리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던 것과 같이, 식당은 굉장히 작은 공간이었는데 설상가상격으로 의자며 식탁을 너무 큰 것으로 들여놓아서 여유 공간이 별로 없었고, 당연히 편안한 느낌도 없었다. 내가 일행과 앉은 자리는 안쪽 맨 구석의, 화장실로 나가는 문 바로 앞의 자리였다. 운신의 폭이 좁았지만, 그래도 주방이 바로 보이는 곳이라 그런 광경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사장님이 음식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가지지 않은터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대로 정말 20명이 들어갈 정도의 음식점에 그것도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조리사들이 네다섯명 있는 것은 굉장히 좋은 징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튀김이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깐풍기와 군만두를 일단 시켰다.

깐풍기가 맨 처음 나왔는데, 일단 몇몇 집들에서 먹었던 후추와 설탕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까지 남발한 깐풍기가 아닌, 매운 맛이 주를 이루는 깐풍기여서 굉장히 반가웠다. 그러나 일단 튀김은 한 번만 튀겼는지 그냥 폭신폭신한 느낌이었는데 튀김옷이 내가 좋아하는 정도보다는 조금 두꺼웠고, 마른 고추며 다른 야채로 만든 볶음 양념은 튀김을 만들고 나서 팬에 넣어 같이 볶은 게 아니라 그냥 따로 볶아서 소스 위에 끼얹었을 뿐이었는지, 어떤 튀김에는 그렇게 고르게 입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소스에 땅콩 몇 알이 있었는데, 이게 무슨 궁보기정도 아닌데 깐풍기에 땅콩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불과 몇 알이라고 해도. 사실 나는 다른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땅콩이 우연히 들어간 건 아닌가, 생각했다.

사실 이 정도만 되었어도 이 깐풍기는 요 몇 달동안 먹어본 깐풍기들에 비해 월등히 만족스러운 것으로 기억될 수 있었을텐데, 슬프게도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언제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집요하게 맛을 보는 그 소금이 아주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어떤 느낌이었냐하면, 내가 알기로는 고기를 튀기려면 분명히 그 고기에도 밑간을 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없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짠맛을 불어넣기 위한 소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소금 자체를 재료에 안 넣은 느낌이랄까? 분명히 튀김 옷이나 소스에는 어떻게든 간을 한 것 같은데 정작 주인공인 고기에는 양념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깐풍기의 맛은 제대로 살아나지 않았다.

그리고 군만두. 솔직히 아무 기대가 없었다. 사실 탕수육을 먹고 싶었으나 두 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냥 다른 튀김인 군만두를 시킨 것이었다. 사람들이 일반적인 중국집 군만두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크기도 작고 피도 얇았는데, 이걸 거의 튀겼다고 생각할 정도로 구워서(솔직히 그냥 튀겼다고 생각한다. 만두의 속까지 튀긴 느낌이었으니까), 얇은 껍데기에 일반적인 중국집 군만두를 먹을 때 기대할 법한 껍질의 씹는 맛-촉촉하면 촉촉한대로, 바삭하면 바삭한대로-이 없었다. 속에 부추가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역시 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럴 정도로 간이 안 되어 있다면 음식은 그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마 그렇게 간이 싱겁지 않았다면 어디에선가 사온 만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다 쓰는 만두는 보통 이것보다 더 간이 잘 되어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식당의 이름을 붙였다는 대가탕면.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흰굴짬뽕의 변형이었는데, 굴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눈으로 보면서 순간 속으로 환호성이 불거져 나왔으나, 그 굴을 입에 넣자 금새 사그라들었다. 나는 굴에 대해 거의 문외한인데, 우리나라에서 봉지 같은데에 물에 담겨 나오는 뭐 그런 종류의 굴들 가운데 큰 놈들은 맛이 작은 놈들에 비해 별로 없다. 날로 먹는 굴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게 없지만, 적어도 굴짬뽕류에 들어가는 굴들은 이 대가탕면에 들어가는 굴들보다는 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굴을 입에 넣자 싱싱하지 않은 느낌이 왈칵 터져나왔다. 개중에는 작은 굴들도 좀 있었는데, 그녀석들에게서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기름이 너무 많고 색도 탁한 국물에는 후추맛이 지배적이었지만, 역시 소금은 그 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세 가지 음식을 먹고 4만 천원이 나왔는데, 나는 가게를 나서며 음식이 싱겁다는 얘기를 했다. 솔직히 다시 갈 집이 아니면 이런 얘기는 하지 않는데, 적어도 이 정도의 얘기는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집의 깐풍기는 2만 8천원으로, 보통 2만2천에서 5천원사이의 다른 중국집 깐풍기보다 조금 더 비싸다. 흔히 깐풍기를 양념통닭에 비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그보다 깐풍기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는 사람이지만 2만 8천원이면 교촌 치킨이 두 마리이고, 우리동네에서 교촌치킨을 시키면 적어도 간은 잘 맞는 것들이 배달되어 온다. 과연 이 깐풍기 한 접시가 화폐의 가치로도, 또한 음식의 가치로도 1:1로 교촌치킨과 치환이 가능할까?

음식이 싱겁다는 얘기를 내가 자주 하니까, 어쩌면 입맛이 그런 게 아니냐고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확실하게 밝혀두자면 음식의 간은 음식을 내기 바로 전에 소금 얼마를 넣어서 맞추는 게 아니다. 소금은 열이나 재료와 어우러질 시간을 가져야만 하므로, 보통 간은 음식을 만들면서 적어도 두 세번은 보고, 그에 맞춰서 소금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오랫동안 불에 올려놓아야 한다면 간은 거기에 맞춰서 중간중간 봐야만 할텐데, 솔직히 음식을 조리하는 어느 시점에서 간을 맞추고, 그게 오랫동안 불 위에 올려놓았을 때 어느 정도까지 변하는지 모른다면, 직업으로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싱거운 음식들은 소금을 조리의 마지막에만 넣는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아니면 이 깐풍기처럼 음식을 이루는 어느 한 부분에만 간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하기 때문에 싱거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고맙게도, 이날 음식이 싱겁다고 생각한 사람은 나 뿐만도 아니었다. 이 집에는 단골이 꽤 많은 모양인데, 예의 그 사장님이 앉아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할 정도의 단골이 있던 자리에서는, 해파리 냉채에 소스가 부족해서 싱겁다는 불평이 나와서, 그 음식이 주방에 한 번 되돌아갔다 나오고, 또 사장이라는 양반이 주방에 들어가서 누가 소스를 만들었냐며 맛을 보는 상황도 벌어졌다.

두서없이 얘기를 길게만 늘어놓았는데, 이렇게 글을 길게 쓰면 다 안 읽는 사람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으므로 일종의 요약을 하자면, 솔직히 그렇데 대단할 구석도 느끼지 못했지만 이 집의 음식 자체에 잘못이 딱히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집은 주택가 근처에 조그맣게 자리잡아, 적당한 수준의 음식을 동네장사를 할 정도의 수준인 집인데, 맛을 모르는 것인지 이름이 어떻게든 좀 알려진 몇몇 사람들이 먹고 음식의 수준 이상으로 감동을 받아 몇몇 추천한다는 글을 올려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을 많이 받게 된 것 같다. 내가 음식을 먹었던 채 한 시간이 못 되는 짧은 시간에도 여러 무리가 왔다가 자리가 없다는 말에 그냥 나갔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 집의 음식에는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맛을 보아야할 무엇인가가 없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뭐 깐풍기랑 그 정도 먹고 그 집 음식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할 수 없지 않겠냐고 반박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 기본 음식에 소금 간이 안 맞는 집이라면, 깐풍기보다 더 비싼 해삼주즈나 그 밖의 것들은 솔직히 그 돈을 들여 굳이 먹어야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이 집이 정말로 그렇게 잘 나간다는 블로거나 그 밖의 사람들이 왔을 때에만 정신 바싹 차려서 음식을 한다면, 정말 다시 한 번 음식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은 모두 귀중한 돈과, 또 그 돈보다 더 귀중한 시간을 쓴다. 모두가 사람이고 팔이 안쪽으로 굽으니 단골이며 잘 나가는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싶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100의 음식을 내고, 단골에게는 110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 집의 음식은 나에게는 80수준이었고, 그 동네에서 지나가다가 들르는 정도가 아니라면 그 누구에게도 예약까지 하는 수고를 들여 먼 곳에서 찾아와 먹으라고는 할 수 없는 집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어쨌거나 단골이 많은 것으로 보이니 나 같은 사람들이 찾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영업에 지장은 없을 것 같으니까. 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솔직히 음식에 대해서 아쉬운 건 하나도 없는데, 그 음식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찬사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무엇인가 좀 아쉽다. 음식을 아는 것과 맛을 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대체 많이 먹었기 때문에 알아서 이 정도의 집에 다들 찬사를 보내는 이유가 정말 그렇게 많이 먹고 다녀서 얻게 된 미각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먹고 다닌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되어서 얻은 인지도 때문에 내놓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가는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음식 때문인지 생각해본 적은 있는지, 궁금하다. 이건 음식을 먹은 시간이나 돈이 아까워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솔직히 시간이며 돈까지 아까운 수준의 음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정말 시간이며 돈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준까지 이 집의 음식에 실망했다면, 그건 정말 이 집의 음식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 수준의 음식에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칭찬하는 사람들의 문제일 것이라고. 그리고 정말 아쉬운 건, 판단의 부재가 아니라, 미각의 부재라고. 그리고 또한, 책임의 부재라고. 자신의 존재가 음식점으로 하여금 다른 음식을 만들 수도 있는 누군가가 다른 입맛이나, 거짓말에 대한 얘기로 책임을 회피하려 드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가면 다른 음식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본인도 벌써 알고 있는 것 아닌가?

본문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 두 가지

1. 다 쓰고 나니까 빼먹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 정도 김치라면 아예 내놓지 않는 편이 낫다. 단단한 오이 먹기 힘든지는 10년도 넘었지만, 그정도까지 삭은 배추김치라면 솔직히 상에 내어서는 안된다. 배추는 그렇게 쉽게 무르지 않는다. 아, 그리고 ‘반찬이랑, 차도 채워주세요’ 라고 부탁했으나 차는 한 번 더 말할때까지 채워지지 않았다. 바로 옆에 있어도 잘 못 듣는다. 그리고 솔직히 짜장면만 먹고 가는 것도 아니었는데 술 손님한테만 절인 땅콩 주는 것도 정말 좀 그렇더라.

2. 맛있는 음식은 눈으로 먹는다는 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사진에 보이는 음식들이 눈으로도 맛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 사진을 들여다보니 어제 먹으면서 느낀 것보다도 더 성의없게 만든 느낌이다.

 by bluexmas | 2009/11/27 10:03 | Taste | 트랙백 | 덧글(30)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11/27 10:43 

배추란 게 쉽게 삭지않나 보군요. 그러나 식당에서 무르고 쩌든 배추김치는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데는 수업료 한번 치루었다 생각하고 빠져나오는 거죠^;; 전 최근 을지3가의 노포(서울서 제일 오래된 중국집) [안동장]의 굴짬뽕을 오랫만에 먹고 실망해서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3

요즘에 오이는 김치 담가서 일주일 이상 버티는 게 없지만, 그래도 배추는 그렇게 삭을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니 사실 먹기에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수준의 과대평가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Commented by 사막마녀 at 2009/11/27 10:54 

윽 대가탕면 사진이 너무…. 하아

전에 갔었던 사진을 들여다 보니까 더 아쉬움이…

흐음 전이라고 해도 꽤 오래전이군요 에휴 결국 지금은 저렇게 되버렸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3

오히려 안 그렇게 되는 게 이상하다고나 할까요? 뭐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조금 나았나보네요.

 Commented by 볼빨간 at 2009/11/27 11:45 

대가방 위시리스트에있는데

전 많이싱겁게 먹는편이라 직접 먹어봐야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3

네, 싱겁게 드시면 한 번 가서 드셔보세요. 또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Commented at 2009/11/27 11: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5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들러서 글 읽어주신다니 더 감사하구요. 워낙 삽질에 능하다 보니 이런저런일들을 벌여놓고 뒷수습 하느라 허덕대서 그렇게 보인 모양이네요^^ 또 워낙 불만이 많은 인간이다보니 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좋은 말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at 2009/11/27 12: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6

앗 그렇게 덤을 주는 분들은 아직도 때가 덜 묻은 분들인가보네요. 사람들이랑 같이 즐겁게 먹는 것도 좋죠… 거기에 판단까지 하려니까 결과가 그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랭보 at 2009/11/27 12:08 

누구긴요. 건다운인가 뭔가 하는 사람 탓이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6

네 뭐 그 분은 참….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1/27 15:04 

여기도 매우 가보고싶은 곳중 하나였는데(그 g모님이 워낙 극찬을 하셔서;) 사진으로 맛을 평가하면 안되겠지만.. 블루마스님 말씀대로 정성스럽게 내왔다는 느낌은 안드네요.

저는 혼자 고른 식당은 거의 실패하는지라 그 소위 맛집블로거;들이 추천한대로 졸졸 따라다니면서 먹는 충실한 독자(?) 중의 하나인데요..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7

네, 코알라님께라면 가보시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네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정도로라면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코알라님 나와바리(?)도 아닌 것 같구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1/27 15:40 

리빙쇼 여섯시에서 부업코너에 맛 테스터가 나오는데 그렇게 여럿이 모여 의견을 나누며 먹으면 주관적인 느낌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나는 맛있게 먹었는데 옆에서 뭐가 뭐해서 뭐다 라고 하면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하고 소신없는 맛 평가를 내려버릴 것 같아요^^;

자기 혀만큼 믿을만한 것도 없는데..음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8

혀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사람도 꽤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뭐, 갈수록 누구가의 의견을 믿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긴데… 저라고 뭐 절대적으로 이렇다저렇가 하는 건 아니고, 또 할 수도 없구요. 과대평가할만한 집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Commented by PennyLane at 2009/11/27 17:24 

음식 맛이 어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 한정되겠지만, 아무래도 친한 사람 여럿이 좋은 분위기에서 먹으면 맛이 좋게 느껴지겠죠.

블로그에 올라오는 맛집 선정에는 허점이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매장이 입소문 타면서 예전만큼 맛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돈 좀 벌더니 경영자의 마인드가 변하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도 몇몇 블로거의 주관적인 입맛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어요. 저도 지인들이 추천하는 음식점에 갔다가 뭐 이런 걸 돈 받고 파나 싶을 정도로 실망한 적도 있고, 맛은 괜찮은데 불친절함(제게 있어 음식맛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식장사는 서비스업이잖아요?)에 질려 중간에 젓가락 내려놓은 일도 있거든요.

그리고 대중에 노출되는 블로그의 특성도 고려해야겠지요. 내 입맛엔 이건 뭔가 아니더라도 남들 다 극찬했는데 나만 이상하다기는 좀 뭐하게 느껴지는 일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전 맛집 블로거의 의견은 그저 참고만 합니다. 어느 지역에 갈 일이 있을 때, 이왕이면 인터넷에서 인상깊게 봤던 식당을 가는 수준으로요. 일부러 그 맛집을 체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는 건 위험부담이 좀 크다 싶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9

그러시군요.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9/11/27 20:08 

탕면 상태가 심히 좀 그렇군요. ㅡㅡa 유명해져서 퀄이 많이 떨어진건지 원래 미묘미묘한건지 모르겠지만 참 실망되는 식당입니다.

배추를 담글때 중국산 재료를 듬뿍넣고 담구면 그렇게 맛없는 김치가 나오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5:59

뭐 솔직히 원래 그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김치가 국산이 아니었을 확률도 있다는 건데… 저도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어서 찾아봤는데 원산지 표기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Commented by a at 2009/11/28 00:53 

밸리 타고 들렸습니다.

저도 모 신문에서 대가방 탕수육이 맛있다는 기사를 보고 한달쯤 전에 찾아갔었는데요..

신사점에서 앞사람이 먹은 테이블이 치워지길 기다리는데

ㅜㅜ 직원분이… 걸레 두장을 들고 오더니 식탁을 닦고..

(앞사람이 사용한) 플라스틱 테이블 매트와.. 수저받침을.. (그 걸레로) 싹싹 닦아서 다시 놔주시더라고요..

저는 그 뒤로 주변 사람들에게 여긴 절대 가지 말라고 말리고 있어요ㅜㅜ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6:00

저도 탕수육 먹어보고 싶었는데, 솔직히 다른 자리 내가는 걸 봐도 그렇게 맛있어보이지는 않더라구요. 일하시는 분들 서비스, 그렇게 크지도 않은 음식점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09/11/28 14:22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불편하게 생각했던 점을 정확히 집어 주셨네요.

음식의 맛이 주변의 분위기에 영향을 아주 받지 않을수는 없지만, 최근 몇몇 유명한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보면 그래서 하하호호 신나게 놀았다는 포스팅인지, 음식이 맛있었다는 포스팅인지를 잘 모르겠더군요.

사진은 굉장하나 글은 몇 줄 없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타인의 글 쓰는 방법이려니 하고 넘어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제게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6:02

아니 뭐 그건 그분들 자유고, 사실 그렇게 어울려 먹으면 좋은 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상황이 정확하게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먹는 자리로 맞지 않다는 생각은 합니다.

사실 영수증 블로그가 좀 많지요. 먹은 거 사진 찍고, 아 여기에 가서 이런거 먹었다…

뭐 그런 블로그도 나름 도움은 됩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외식을 자주 할 수 있는지는 정말 신비한 일입니다. 그렇게 밖에 나가 돈쓰고 먹을 가치가 있는 집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정말…

 Commented by JUICY at 2009/11/28 20:54 

저도 언제부턴가는 모 포털의 블로거들 초청모임에 다녀왔어요 – 라는 식의 포스팅은 안보게 되더라구요. 보면 나쁜말하나 없고 칭찬으로만 가득한 글들. 물론 정말 훌륭한 음식점이라면 제가 잘못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포스팅보다는 bluexmas님의 솔직한 포스팅이 더 좋아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6:03

칭찬할때는 칭창해줘야 되겠지만, 다들 돈 쓰는게 우스운가봐요. 밖에서 나가 먹으면 정말 어이없는 음식도 많죠. 살도 얼마 없는 돼지뼈 몇 개 쪄 놓고는 뼈찜이라고 3만원에 팔던데 그건 개그수준이구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09/11/29 11:10 

안녕하세요, 처음 방문합니다. 고선생이라 합니다.

구구절절 공감어린 글이네요. 사실 한국에선 음식 블로거든 뭐든을 떠나서 일단, ‘식당에서 밥 혼자 먹기’라는 모양새는 대중적으로, 사회적으로 굉장히 꺼려하고 그러한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지경이라는게 가장 포괄적인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음식의 맛을 연구하러 가는건지 그냥 즐기러 가는건지, 나중에 분석하고 맛있다 안 맛있다 평한 포스팅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원체 전문성은 떨어지고 그냥 맛을 봤다 라는 경험담에 의의를 둘 뿐이며 그 자체가 거대한 블로거들의 유행이 되어버린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분은 별로 없으며 그러한 분은 ‘식당에서 밥 혼자 먹기’의 범사회적인 따가운 시선따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대인배이며 진정 탐구정신이 투철한 분이겠죠.

저는 현재 외국에 체류하고 있어서 라이트한 사람들의 맛집놀이조차도 못 즐기고 있는 형편이지만 나름 한국에 있을 땐 저도 홀로 떠돌며 맛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곤 했던적도 있지만 그 때는 블로거는 아니였군요..; 맛을 탐구하는 분들은 그 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경제요건도 필수여야 할 것 같아요. 경제력 약한 전 그저 집에서 지지고 볶아야죠 ㅎ 더군다나 해왼데.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6:04

저는 우리나라의 외식문화를 사실 굉장히 싫어하는터라, 좀 부정적으로 얘기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음식값이 비싼데 많이 나가 드시는 분들 보면 좀 부럽기도 해요T_T

 Commented at 2009/11/29 11: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3 16:04

네 저도 즐거운 교류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