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식 비스킷 샌드위치
말도 안 되는 음식이 가끔 먹고 싶어진다. 어제 저녁에 해 먹은 비스킷 샌드위치 같은 것들. 비스킷 사이에 소시지 패티 따위를 끼워 먹는 이 음식은 남부의 아침 메뉴인데, 처음 봤을 때부터 떠나는 순간까지도 말이 안 되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끔 먹고 싶어진다. 물론 ‘추억의 맛’ 따위의 딱지를 붙일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만든 비스킷 샌드위치는 남부에만 있는 패스트푸드점 ‘Chik-fil-a(종교적인 이유에서였나, 일요일에는 반드시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다. 880칼로리짜리 사람 잡는 밀크셰이크가 자랑 메뉴. 사람이 컵을 잡고 기계를 돌려 섞는 걸 ‘수제’라고 광고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나 어디나 수제지랄-_-은 똑같은 듯)’의 아침 메뉴와 잉글리시 머핀 대신 비스킷을 쓰는 남부식 에그 베네딕트의 중간쯤에 있다. 그냥 비스킷 샌드위치는 소스도 뭐도 없이 너무 퍽퍽하고, 에그 베네딕트는 홀렌데이즈 같은 소스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건 또 귀찮다. 대신 2분 동안 부친 계란을 올려 아주 살짝 덜 익은 흰자와 “크리미”한 노른자가 소스역할을 해 준다.
어제 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부풀지 않았으므로 비스킷은 완전히 실패작이다. 잘 만든 남부의 비스킷은 그 높이가 5~6센티미터까지 올라올 때도 있다. 패티는 소고기 간 것으로 만들었는데 ‘파나드’(빵을 우유에 간 일종의 페이스트)를 써서 끝까지 바짝 익혀도 퍽퍽하지 않도록 고기 입자를 감싸주었다. 아침에 먹어야 제 맛이지만 저녁에 먹어도 나쁘지는 않다.
# by bluexmas | 2010/12/09 09:57 | Taste | 트랙백 | 덧글(7)




비스킷하면 왠지 달달한 잼을 곁들여야할 것 같단 느낌이 있지만 이것도 맛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