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아몬디에-를리지외즈와 기타 다른 것들
글을 두 번인가 올렸는데, 그 뒤에도 아몬디에에 종종 갔다. 아직도 그 네덜란드인 파티셰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내놓는 것들은 질이 떨어지기는커녕 점점 더 나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과 같이 같기 때문에 모든 디테일이 기억나지는 않는데, 사진의 를리지외즈(religieuse, 수녀. 생긴 게 그렇다고… 낙성대에 같은 이름으로 베이커리가 있다고 들었다.) 슈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부분의 슈, 특히 크림을 채우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것들은 수분때문에 축축한 가운데 살짝 질깃하다. 이렇게 슈가 질긴 것은 만드는 과정-버터와 계란, 밀가루를 섞어 나무 주걱으로 한참 치댄다-에서 발달된 글루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를리지외즈의 슈는 두께도 다른 곳들에서 먹을 수 있는 것보다 얇았고, 전혀 질깃한 느낌이 없었다. 어느 정도는 글루텐이 발달되어야 구울때 슈가 꺼지지 않는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들의 슈가 그렇다는 게 딱히 큰 결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이 슈가 아주 잘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라즈베리와 기타 다른 것들이 들어간 속도 균형이 잘 맞았다. 먹고서 좀 놀랐다.
오랜만에 이스파한도 먹었는데, 예전의 것들에 비해 질긴 느낌이 없었고, 속에 채운 크림도 굳어 있지 않았다. 개중 가장 나은 것이었다고. 리치향도 좋았는데 이번에도 장미향은 생각한 것만큼 느낄 수 없었다-_-
그 밖에 유자와 트러플 마카롱(트러플의 뉘앙스가 적당히 있는 정도), 밀푀유(언제나 이렇게 크림을 넣는 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잔두야를 먹었다. 모두 균형이 잘 맞았는데 자세한 사항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결론은 훌륭한 디저트여서 아직까지는 질이 떨어진다는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고, 이태원의 미쇼와 아몬디에 정도면 겉만 번지르르하게 만드려다가 그것도 안 되는 디저트들이 범람하는 서울시내에서 마음 놓고 다녀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안국동, 아몬디에, 디저트, 마카롱, 를리지외즈, 이스파한, 케이크
# by bluexmas | 2011/07/09 12:06 | Taste | 트랙백 | 덧글(11)
괜찮은 베이커리가 두어 개 있기는 하지만 주로 빵 종류지 정교한 디저트는 좀 기대하기 어렵더라구요. 애플 파이나 커피 케잌 같은 소박한 디저트도 좋아하긴 하는데…그래도 가끔은 예쁜 것이 먹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