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차례를 기다리는데 직원이 먼저 진찰 받은 사람들에게 선생님이 사직할 거라는 설명을 하고 있었다. 주치의 개념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완전히 개인적인 터치를 하는 상황은 아니라서 다들 ‘아, 그래요?’라고 반응하고 있었다. 나도 그런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 2년 동안, 그것도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나의 신체적 안녕을 위해 의지했으므로 감사 인사는 건네고 싶었다. 선생님, 오늘이 마지막이라면서요? 나보다 다섯 살 정도 많아 보이는 그는 수줍게 웃으며 네, 라고 짧게 대답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과의사에게 가장 많이 의존한 것 같은데 여태껏 외향인을 만난 기억이 없다. 다들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조목조목 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쨌거나 그는 이 마지막 만남에서 손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 정도가 궁금했지만 내향인이라 짐작되는 사람에게 너무 꼬치꼬치 캐묻지를 못해서 일단 진찰실을 나왔다. 3개월 뒤 다음 의사에게 물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