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소문동] 주경옥-머뭇거림의 맛
가격과 무관하게 어떤 음식은 사람을 오래 고민하게 만든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론이 늘 좋게 나지는 않지만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음식이 음식의 본질이 아닌 세상에 고민을 한다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물론 고민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결과가 받쳐줘야 하지만 적어도 이런 음식은 나를 좌절시키지는 않는다. 7월 말에 동소문동(또는...
가격과 무관하게 어떤 음식은 사람을 오래 고민하게 만든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론이 늘 좋게 나지는 않지만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음식이 음식의 본질이 아닌 세상에 고민을 한다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물론 고민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결과가 받쳐줘야 하지만 적어도 이런 음식은 나를 좌절시키지는 않는다. 7월 말에 동소문동(또는...
문자로 안내를 해주는 시스템이 딸린 별도의 대기 공간에 극히 단순한 메뉴, 잽싸게 할 일만 하는 접객, 병입 생수로 나가는 물, 투덥지만 가벼운 대접… 일단 여건만 놓고 보아도 교하제면소는 한식 현대화의 모범 답안 같은 여건을 갖추었다. 그렇다면 맛은? 일단 뼈 칼국수(9,000원)의 핵심인 살이 젓가락만 대면 탈출할 기세로 잘 익어 붙어 있음을 발견하고 기립박수를 칠 뻔 했다. 면은...
1. 어울릴 리 없지만 하다 못해 삶은 계란이라도 하나 올려주면 안 될까. 단품 9,000원이면 싸지 않은데 끼니 음식으로의 균형이 전혀 없다. 면과 국물에 애호박과 양념 약간이 끝이다. 그렇다고 수육(35,000원)을 시키면 가격이 훌쩍 뛰어 오른다. 어느 시절에는 이런 설정으로도 충분했을 수 있지만 이젠 아니니 변화를 좀 줄 수 없을까? 만두를 두 개 넣어주고 천 원 더 받는...
이틀째 바지락 칼국수 먹기 좋은 날씨다. 그래서 지난 주에 아무데서나 먹었던 걸 꺼내놓고 생각해보았다. 바지락 칼국수, 이대로 좋은가? 무엇보다 바지락 칼국수의 가장 큰 단점은, 음식 이름에 붙을 정도로 주재료인 바지락이 딱히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건이 그렇게 조성되어 있다. 대체 국물에 얼만큼 맛을 불어 넣었는지는 헤아리기 어렵지만, 어쨌든 바지락은 이미 생기를 잃었다. 애초에 별로 먹을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