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신문로] 주은(*)- 두 마리 토끼

문을 열고 발을 들였는데 느낌이 좋았다. 여유롭고 차분한 공간에 너무 힘을 주지 않은 동시대적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 좋은 느낌이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한결 더 증폭되었다. 메뉴에 담긴 각 코스의 소개 글 덕분이었다. 가뜩이나 음식 전반의 언어가 정립되지 않아 장황하고 알맹이 없는 현실 속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 설명하는 문구들이 좋았다. 상당히 고민해 쓰고 시간을 들여 다듬었을...

한식 국물의 패러다임 전환

동네 마트에 갔다가 사진의 풀무원 육수가 진열되어 있는 걸 보고 안도감을 느꼈다. ‘이제 다 이뤘구나.’ 물론 내가 아닌 한식이 이룬 성과이다. 가루형부터 시작한 육수의 밑재료가 엑기스형을 거쳐 이제 드디어 완제품형으로 소규모의 동네 마트에도 자리를 잡는다니, 나름 먼 길을 걸어 여기까지 온 셈이다. ‘한식의 품격’을 쓸 때 이미 가루형 국물 밑재료에 대해 다룬 바 있으니 그 이전...

태권도와 한식 세계화

1986년, 수원 성균관대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를 참관하러 갔었다. 초등 5학년이었고 태권도장에 다녔으므로 단체 참관을 했는데, 유일하게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못 따는 광경을 보았다. 35년이 지나 2021년, 한국은 태권도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만큼 태권도가 널리 퍼져 인구가 적고 올림픽에서 성과를 크게 거두지 못하는 국가에서도 입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그렇다면 이것이...

한(국) 식(문화)의 언어

‘참숯에 보관한 다시마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절단하여 조리하기 편리한 다시마입니다.’ 대체 무슨 말인가? ‘다시마’가 쓸데없이 두 번이나 나오는 것도 어색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의식의 흐름대로 늘어 놓은 구어를 그대로 옮겨 적은 듯한 문장은 길지도 않은데 호응도 안 맞고 혼란스럽다. 물론 이건 별처럼 많고 많은 예 가운데 고작 하나일 뿐이다. 식품은 물론 길거리에 널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