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조앤도슨-프렌치토스트의 예수여, 응답하라!

그러니까 이것이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프렌치토스트의 전형이란 말이지. 나이프로 배를 가르니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프렌치토스트를 보고 나는 잠시 생각했다. 프렌치토스트의 예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무섭고 지친 프렌치토스트들을 안식의 푸른 풀밭으로 좀 이끌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지 않은 한 덩어리를 다 먹을 때까지 조앤도슨의 프렌치토스트는 열기를 오롯이 머금고 있었다. 당연히 업장에서 추구하는 맛이 무엇인지도 알 길이 없었다.
모든 브런치 메뉴가 그렇듯 프렌치토스트도 사실 매우 간단한 음식이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가 5분 정도의 시간 안에 내려면 빵이 두꺼워서는 안된다. 프렌치토스트의 두께는 브런치의 빠른 회전과 식빵의 산업적 두께가 맞물린 결과로, 딱히 더 손을 댈 필요가 없는 문법이었다. 그러던 것이 고급화 및 차별화의 격랑에 휘말리면서 살아 남기 위해 빵이 두꺼워졌고 속이 채 익지 않은 프렌치토스트들이 하나둘 씩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계란물이 심지어 줄줄 흐르는 것들을 대단한 음식인 양 소비하고 있다.
이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 못해 우습기까지 한 이유는, 대체로 한국 식문화에선 말도 안되게 더 익히면 익혔지, 덜 익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어찌하여 프렌치토스트는 이렇게까지 덜 익혀 파는 걸까? 그런 차원에서 보았을 때 그나마 조앤도슨의 프렌치토스트는 액체가 배어 나오지는 않으니 최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먹는 게 엄청 즐겁지도 않다. 가뜩이나 뜨겁고 물컹물컹한 가운데 겉면의 일부에 설탕을 입혀 태운 브륄레의 껍데기를 입혔는데 프렌치토스트의 자아실현을 위한 것일 뿐, 먹는 이를 배려하는 판단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음식이 11,000원짜리인가?라고 물으신다면 재료 등의 면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하겠다. 말하자면 그냥 오브제로 놓고 본다면 나쁘지 않은데 음식을 본다면 경험을 배려하지 않았으므로 그렇지 않다. 이다지도 두꺼운 빵을 절반으로 갈라서 팬에 평범하게 구웠다면 더 멀쩡한 음식이 되었을 테지만 현재 한국에서 그런 걸 추구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프렌치토스트의 예수여,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얼른 강림하시어 이 혼탁한 브런치의 세계를 악으로부터 구하소서!
*한 공간에 미리 조리한 프렌치토스트들을 모아 놓았던데 대기 중인 것들은 뭘로 좀 덮어놓았으면 좋겠다. 먼지 앉지 않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