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동] 대관원-한 시대의 끝

오랜만에 손님 접대할 일이 있어서 대관원에 갔다가 끝을 맛보았다. 주문한지 5분 정도만에 나온 유산슬을 한 입 먹고 ‘아, 끝났구나’라고 느꼈다. 이어 나온 돌덩어리 깐풍기, 벽에 풀을 발라도 좋을 소스의 간짜장까지 먹으니 그림이 확실해졌다. 좋지 않은 재료에 성의 없는 조리가 맞물려 완전히 내려 놓은 음식을 내놓고 있었다.

음식점이 이러면 이제 그냥 안 가고 마는데 이곳은 그래도 마지막으로 글을 써야 할 필요를 느꼈다. 이제 십 년도 더 전, 근처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참으로 뜬금없는 입지에 문을 연 곳을 우연히 발견했다. 음식이 너무 좋았는데 그럴 만한 사연도 있어서 이후 단골이 되고 참 열심히 다녔다. 방송에 나온 다음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흔들리기도 했지만 군만두 같은 메뉴를 없애고 핵심은 지킨 채로 살아 남았다.

그 모든 여정을 다 알고 있기에 이날의 음식은 먹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건 그러니까 어떤 방면으로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 다 내려 놓았을 때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적어도 십 년은 버텼으니 그만하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렇게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