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사회적 소외

깨진 약속들이 쌓여간다. 사실 그렇게 엄청난 것들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밥을 먹자’, ‘그러자, 다음 달에 보자. 연락하겠다’ 정도까지 대화가 오간 다음 말이 없다. 그럼 내 입장에선 왠지 더 물어볼 수가 없어서 그냥 그렇게 시들해진다. 그런데 사실 이게 세월이 흐르고 쌓이면서 양태가 다양해진다. 그렇게 그대로 아예 연락이 끊겨버린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 날짜까지 다 정했는데 당일에 ‘컨디션이 나빠서 오늘 도저히 안 되겠네요’라고 약속을 깨는 경우도 겪었다.

이러는 사람들이 미운가? 뭐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나도 사실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 인간이라 그런가보다 해 왔는데 이게 세월이 흐르고 쌓이면서 오는 현타가 있더라. 특히 오십대로 접어들고 나니 이 단편적인 사건들이 사실은 집합적으로는 본격적인 사회적 소외의 징후는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그래도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긴 한데, 다만 좀 궁금하다. 원래 이렇게 살아 온 나 같은 사람도 이런 상황이 조금씩 더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술자리 끼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그런 사람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어떻게든 해결하면서 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