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스미스 앤 월렌스키-파인다이닝의 실수 대처

이래저래 안 좋은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아서 그냥 묻어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모 레스토랑에서 실수인지 아닌지 약간 애매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그 자체보다 대처가 나빠서 문제가 커진 걸 보고 기록이라도 남겨보고 싶어서 쓴다.

작년 9월, 한남동의 스미스 앤 월렌스키 스테이크하우스에 갔다. 친구와 편하게 와인을 마시고 싶다 / 강남은 별로 / 너무 파인파인한 다이닝도 안 내킴 등등으로 고른 곳, 미리 와인 리스트를 숙독했는데 마침 좋아하는 것들이 있어서 점찍어 두고 갔다.

그래서 전채 두 가지와 스테이크, 샐러드와 감자튀김 등을 적당히 코스처럼 화이트 및 레드와인과 주문을 했는데… 전채와 레드와인이 나올때까지 화이트와인이 나오지 않았다. 물어보니 아예 주문 전달 자체가 안된 듯. 부랴부랴 찾아서 내오기는 했는데 약간 김이 샜다.

어쨌든 다 나왔으니 즐겁게 식사를 하자며 먹기 시작했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 술도 다 나왔는데 왜 허전하지… 잘 생각을 해 보니 빵이 아예 나오지 않은 것이었다. 저, 빵이 안 나왔습니다. 그래서 또 부랴부랴 빵을 받았다. 이렇게 자질구레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사실은 해서는 안 될 실수를 두 가지나 저질렀으니 아무래도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생활인으로서는 그런데 직업인으로서는 ‘아, 아직도 이런 걸 실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것도 객단가 30만원 이상의 식사에서.

문제는 그 다음이다. 너무나도 명백한 실수를 그것도 두 건이나 했다면 레스토랑 측에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저희가 실수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직원 가운데 누군가가 나와서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스테이크와 빵이 남아서 포장을 부탁했는데 아예 빵을 새로 담았다고 이야기하는 걸로 보아 인지는 하고 있었다고 보는데 이런 경우는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

만약 식사를 다 마치고 나가는데 ‘오늘은 저희가 이런 실수를 했습니다만 다음엔 그런 일이 없을 테니 꼭 와주십시오’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난 그걸로 그날의 일에 대해 더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물론, 또 방문을 했을 것이다. 그럴 생각을 할 만큼은 음식이 좋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집에 와서 열어보니 포장해온 스테이크는 뼈-티본이었다-가 없었다. 이것도 사소할 수 있지만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었을까?

하여간 이렇게 한 번의 식사에서 세 번이나 실수를 겪었는데 정말 백 보 양보해서 사람이니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대처를 잘 못하고 이곳만 그렇지 않다. 대체로 당황하거나 쭈볏거리지 다음 행동을 빠르게 취하지 않는다. 늘 말하지만 파인다이닝은 직원도 방문자도 연기를 하는 곳인데 이런 상황을 위한 매뉴얼이 없는 느낌을 받는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얼른 사과하고 새 물을 가져다주든지 해야 좀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대처를 제대로 못하면 안 좋은 기억을 증폭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