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맥모닝, 저리 비켜!’ 아침 메뉴

요즘 행보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버거킹, 그런데 아침 메뉴를 내놓았고 그게 크루아상 오믈렛 샌드위치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놀랐다. 오, 이건 된다! 구첩 반상이라도 가능하다면 욱여넣을 기세로 내놓는 신제품들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멀쩡한 그리고 훌륭한 조합이라니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확인해 보니 오오, 예상보다도 더 훌륭했다.

(여기까지 호들갑)

이제 정색하고 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단 이 샌드위치도 상당히 고전적인 조합이다. 크루아상에 오믈렛이니 부드러움에 부드러움을 쌓은 데다가 따뜻한 샌드위치니 아침 메뉴로는 정말 제격이다. 물론 크루아상이 정말 모양으로 간신히 흉내만 낸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즈니 버터 같은 걸 쓴, 껍데기가 바삭하고 결이 켜켜이 살아 있는 것도 이런 설정엔 잘 안 어울린다. 그건 뭐랄까, 그 자체로 이미 완결된 음식이라 심지어 잼이나 버터도 균형을 깰 수 있다. 따라서 분명 식물성 지방을 써 모양만 비슷하게 잡았을 가짜 크루아상도 나쁘지 않다.

그런 가운데 핵심은 오믈렛이다. 패스트푸드의 맥락을 고려하면 냉동 반조리 정도를 익혔을 거라 예상했는데 아닌 것 같다. 이 부드러움과 신선함은 계란을 현장에서 주문 받아 익힌 느낌이다(개별 계란인지 팩으로 나온 살균 액란인지는 구분하기 어려우나 굳이 추측해야 한다면 전자 같다…). 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샌드위치는 맥모닝에게 치명적인 어퍼컷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맥모닝에는 노른자까지 완전히 익힌 계란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번철에 잉글리시 머핀의 크기에 맞는 틀을 올리고 그 안에 계란을 깨 익힌다.

그런데 양식 조리의 통상적인 문법을 고려하면 이 계란은 노른자까지 완숙으로 익히면 안 된다. 흰자와 노른자를 풀어 섞어서 오믈렛으로 익히는 게 최선인데 효율이 떨어진다. 언제 계란을 대량으로 깨서 섞어 두었다가 매번 정량을 소분해 만들겠는가? 물론 맥도날드 전체를 보면 스크램블드에그도 그렇고 살균 액란으로 오믈렛을 만들기는 하지만 맥모닝에 대량으로 적용할 선택지라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차선은 계란을 하나씩 익히되 노른자는 흐르도록 반숙하는 것일 텐데 만드는 사람에게 패스트푸드치고는 상당한 수준의 조리 기술을 요구할 뿐더러, 식품 안전 문제가 걸릴 수 있다. 노약자에게는 덜 익힌 계란 노른자가 위험할 수 있고 매우 확률이 낮긴 해도 맥도날드 수준의 세계적 프랜차이즈라면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이런 논리로 맥모닝의 계란이 그런 식으로 조리돼 나오고, 이게 적어도 패스트푸드에서는 본의 아니게 또 어쩔 수 없이 최선이라고 믿어 왔는데 버거킹의 오믈렛이 여기에 도전했고 일단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냈다. 집 바로 앞에 맥도날드가 있어 나는 앞으로도 웬만하면 (매주 토요일 아침으로) 맥모닝을 먹겠지만 만약 둘 다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오늘부터 맥모닝에게 작별을 고하시라. 나는 양파링을 좋아해서 바꿔 먹었는데, 이런 빵에 이런 오믈렛이라면 기본인 해시브라운을 아예 끼워서 같이 먹어도 매우 훌륭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버거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