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Raines

마약 관련 수사 중 벌어진 총격전으로 파트너를 잃고 자신도 부상을 입어 오랜동안 일을 떠나 있었던 LA의 강력계 형사 Michael Raines는, 파트너를 잃은 상실감과 무뎌진 감으로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런 그의 어려움을 헤아리는지 그의 앞길에 조력자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조력자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영혼… 동양의 사고방식으로 따지자면 한이 맺혀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사건의 피해자들이 그의 앞에 나타나 하나, 둘씩 실마리를 툭툭 던져주고, 그는 어렵사리 감을 찾아가며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열 시가 다 된 시간에 집에 돌아와서 무료하게 채널을 돌리고 있자니 이 드라마가 방영되더군요.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기에 채널을 고정시켰는데 생각보다는 굉장히 재미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들먹거리고 싶지는 않지만 ’24’와 같이 스케일 큰 액션물들이 결국 사건보다는 그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폭발과 살육 등등의 볼거리로 시청자를 자극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드라마는 보다 더 사건과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래도 강력계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범죄 및 추리 드라마이니 액션이며 살인, 총격전이 안 나올리 없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양념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그만큼 광이 나게 다듬어지지도 않았구요. 쏘고 터지고 죽는게 1분에도 두 번씩 나오는 다른 드라마들에 비하면 액션 장면들은 초라하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극의 전개는 주로 주인공과 죽은 사람들과의 대화로 이루어지는데, 영혼들은 사실 변죽만 울릴뿐, 사건의 해결-그러니까 누가 자기를 죽였나-에 대한 직접적인 실마리는 주지 않습니다. 물론 그래야 말이 되겠습니다만…

아직 첫 회이기 때문에 더 두고봐야 겠지만, 액션이 별 볼일 없는 형사물에서 추리 과정의 전개가 빈약하면 극의 긴장감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아직까지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조여야 될 구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좀 헐렁하더군요. 하지만 저의 취향에는 맞는 드라마였고,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House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드라마도 즐기지 않을까, 하는 섣부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글: 주인공으로 나오는 Jeff Goldblum이라는 양반은 미스터 빈이랑 똑같이 생겨서, 처음엔 정말로 미스터 빈 인줄 알았습니다…

 by bluexmas | 2007/03/18 12:42 | Media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07/03/23 11: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3/24 11:06 

그랬군요… 저는 배우가 누군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어째 낯익은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그래서 그런지 배우와 역, 그리고 줄거리가 잘 녹아 들어간다는 느낌은 강하게 받았지요.